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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차트에서 높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걸그룹 르세라핌의 노래 중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가 있다. 굉장히 생소한 제목의 이 노래, 과연 무슨 뜻일까?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 의미
'이브'는 아담의 갈빗대를 가지고 창조된 여성인 성경에 나오는 인물을 뜻한다. 탐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던 선악과를 먹고 부끄러움을 알게 되며 에덴에서 추방된 그 이브를 뜻한다.
'프시케'는 그리스 신화 속 사랑의 신 에로스의 연인을 의미한다. 한 왕국의 3녀 중 막내공주였으며 굉장한 미녀였다. 그녀의 뛰어난 미모 때문에 사람들이 아프로디테의 신전을 찾지 않게 되자 아프로디테의 질투심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아프로디테는 아들인 에로스에게 프시케가 괴물이나 추남을 사랑하도록 지시한다. 에로스는 프시케의 방으로 들어갔지만 본인의 금화살에 찔리면서 계획과는 달리 에로스가 프시케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던 중 한 사제가 프시케의 부모에게 프시케는 죽음이나 추남, 괴물 등과 결혼할 운명이라고 말하며 피테스 산 정상에 프시케를 데려다 놓으면 신랑이 될 무언가가 프시케를 데려갈 것이라는 거짓말을 한다. 이로 인해 프시케는 피테스 산의 정상으로 올라가게 된다. 얼마 후 어느 궁전에서 그녀의 신랑을 만나게 되지만 신랑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며 그 신랑은 프시케가 자신의 얼굴을 보지 못하게 했다. 어느 날 프시케를 시기하던 언니들이 프시케에게 신랑의 얼굴을 확인한 후 괴물이면 칼로 찌르라고 이야기한다. 프시케는 그 말을 실행하기 위해 램프를 들고 가 신랑의 얼굴을 보게 된다. 하지만 놀랍게도 신랑의 얼굴은 에로스였다. 깜짝 놀라게 된 프시케는 들고 있던 램프의 기름을 에로스의 어깨에 떨어뜨리게 되고 에로스는 잠에서 꺠어난다. 에로스는 "사랑은 의심과 공존할 수 없다"라며 사라진다. 프시케는 에로스의 어머니인 아프로디테 여신에게 찾아가 용서를 빌었고 아프로디테는 프시케에게 몇 가지 미션을 완료하라고 지시한다. 몇 가지 미션 중 마지막 임무는 바로 지하세계의 왕비인 페르세포네에게 가서 아름다움을 얻어오라는 것이었다. 프시케는 그 미션을 실행했으나 아름다움을 상자에 담아서 가지고 나올 때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그 상자를 열게 된다. 막상 연 상자에서 기대했던 아름다움이 아닌 죽음의 잠이 나왔다. 곧바로 프시케는 죽음의 잠에 빠져들게 되었고 이때 에로스가 나타나 잠을 상자에 넣으면서 프시케에게 부활의 입맞춤을 하게 된다. 결국 프시케는 그 잠에서 깨어나게 되었고 에로스와 재회를 하게 된다. 프시케와 함께 살고 싶었던 에로스는 제우스에게 간청하게 되고 아프로디테도 둘의 결합을 결국 허락하게 된다. 제우스 역시 에로스의 소원을 들어주며 프시케에게 신들이 먹는 음식인 암브로시아를 먹게 했고 신이 된 그녀는 에로스와 결혼하며 올림포스에서 행복하게 살게 된다.
'푸른 수염의 아내'는 프랑스 동화 푸른 수염의 이야기를 내포한다. 푸른 수염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 귀족 남성은 여섯 차례 혹은 수십 명 이상과 결혼을 했지만 계속 아내가 실종된다. 수상한 이 귀족은 어느 한 가문의 막내딸에게 청혼을 해 다시 결혼을 하게 된다. 푸른 수염은 그 여자에게 성 안의 수 많은 문을 자유롭게 열어도 되지만 지하실에 있는 문 하나는 절대 열지 말라고 경고를 준다. 하지만 그녀는 그 지하 문을 열게 되고 그 안에서 그동안 사라졌던 푸른 수염의 아내들의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푸른 수염은 아내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문을 열어보았다는 사실에 극대노하여 아내를 살해하려 한다. 하지만 바로 죽이지 않고 죽기 전 기도할 수 있는 시간을 주게 되는데 이때 마침 방문하기로 했던 아내의 오빠들이 달려와 푸른 수염을 물리치며 여동생을 구하게 된다. 푸른 수염을 물리친 후 그녀는 푸른 수염의 큰 재산을 상속받게 되었다.
이 3가지 이야기에서 관통하는 지점이 있다. 바로 금기시 된 호기심을 탐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확대해석해 보면 금기라는 소재를 기반으로 세상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르세라핌의 세계관을 보여주겠다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겠다. 즉 금기를 깨고 세상으로 나아가며 성장하는 것에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푸른 수염 동화 속 이야기, 현대 속 심리적 의미
살인자의 기억법이라는 김영하 작가의 소설이 있다. 그 소설에서 보면 주인공인 병수가 살인자로 의심하고 있는 박주태와 외박을 하고 돌아온 본인의 딸에게 하는 대화가 있는데 그 대화속에서도 푸른 수염을 언급하고 있다.
"그놈은 푸른 수염이다"
"무슨 수염? 그 사람 수염 안길러"
(은희는 교양이 부족하다)
또한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6화에서도 푸른 수염이 부제로서 언급된 적이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시즌 3까지 나온 '너의 모든 것'의 스토킹 심리에서도 이 푸른 수염의 이야기가 활용된다. 시즌 1의 에피소드 10에서 "푸른 수염의 성"이라는 에피소드 제목이 나오는데 스토리의 큰 맥락 또한 비슷하다. 동화 속 푸른 수염과 결혼한 여자들이 갑자기 사라진 것처럼, 주인공 조가 사랑한 여자들도 세상에서 사라지게 된다. 특히 남자 주인공인 조의 첫사랑으로 보이는 캔디스는 이탈리아에 갔다고 했지만 그녀와 연락이 되는 주위 사람은 한 명도 없었으며 작가 지망생인 백은 온 세상과 연락을 끊고 틀어박혀 글을 쓰다 베스트셀러로 등극된 후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다. 사실은 남자 주인공인 조가 사랑이란 명목으로 그녀들을 살해한 것이었다. 이렇듯 여러 작품 속에서 '푸른 수염'의 모티브가 종종 활용되고 있는데 통상 현대 서양에서 푸른 수염은 '잔인하고 변태적인 막장 남편'을 의미하곤 한다. 또는 자신의 배우자나 교제 상대를 대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연쇄 살인범들을 비유적으로 일컬을 때도 사용되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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